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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뉴시스> [하도겸 칼럼] 천가지 생각보다 한가지 실천이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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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5-02-1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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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일시 [2015-02-10 11:27:45]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50209_0013468866&cID=11022&pID=11000




서울=뉴시스하도겸 박사의 삶이야기 선이야기(생활선)’ <160>


 


황금의 땅,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미얀마. 아세안에서 손꼽히는 넓은 국토를 가진 나라이자 주요민족인 버마족을 비롯해 산족, 카렌족, 카친족, 몬족, 인따족 등 수많은 소수민족이 각자의 고유한 언어와 풍습을 간직한 채 공존하고 있다. 미얀마 사람에게 불교는 종교가 아니라 일상생활이다. 전 인구의 90% 이상이 불교도인 이곳 미얀마 전역에는 수많은 사원과 불탑이 있어 종교적 신비를 더한다. 은둔의 이미지를 벗고 세계를 향해 문을 열고 있는 미얀마의 아침은 수도승들의 탁발로 시작된다.


 


양곤에서 만달레이로 이어지는 옛 도로를 따라 북동쪽으로 80떨어진 곳에 바고(Bago)가 있다. 바고는 16세기 미얀마를 재통일한 다응우 왕조의 버인나웅왕이 수도로 정한 곳이다. 중부와 남동부의 결절점에 위치한 바고는 벼농사의 중심이기도 하다. 바고 시내 하늘 위로 자랑스럽게 솟은 376피트의 쉐모도 파야는 한낮의 아지랑이 속에서는 빛바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저녁이 되면 더없이 찬란한 황금색 빛을 발한다. 부처의 머리카락 2가닥을 모신 이 사리탑은 위대한 황금의 신인 부처란 뜻으로 1000여 년 전에 몬족이 세웠으며 양곤의 쉐다곤파야보다 14m가 더 높다.


 


이 바고가 농업의 중심지라는 것은 과거 봉건시대에는 불편한 진실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산업이 다원화되고 농사짓는 것만으로 살 수 없게 된 세계에서 미얀마는 개발도상국으로 편재됐다. 농사기술밖에 모르는 바고 지역 주민들에게 21세기의 국제화는 받아들이기 힘든 두려움 또는 고통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어느덧 낙후된 사회에 살게 된 것에 눈뜬 농민들에게 국가는 무엇을 해주었는가? 신도들이었던 그들에게 부처님의 나라인 미얀마는 더는 이상세계가 아니었던 듯하다. 하지만 이상세계에 대한 꿈마저 버릴 수는 없었다.


 


부패와 타락의 나락에 빠져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의 현상은 진흙에 비유되기도 한다. 흙탕물 속에서도 청정한 연꽃을 피우는 게 바로 불교다. 연꽃과 같이 비록 몸이 혼돈되고 깨끗하지 못한 곳에 머물지라도 마음과 영혼만큼은 언제나 맑고 깨끗함을 잃지 말라는 처염상정(處染常淨)이 바로 불교의 근본 가르침이기도 하다. “부처 말고는 다 바꾸자는 영담 스님은 이상세계인 세계일화 건설을 위해 힘차게 나가자, 나가자!’의 구호를 외치는 사단법인 하얀코끼리 즉 백상(白象)과 함께 미얀마 바고를 다시 찾았다.


 


바고의 쉐모도파야 옆에 사찰에서 운영하는 판창콩 보육원이 있다. 40명의 유치원생, 64명의 초등학생이 다니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얀 코끼리들이 봉사하는 일은 낙후시설 페인트 작업·주변 청소 등 환경미화(노력봉사), 양치질·손 씻기 등 보건교육, 종이접기·벽화 그리기 등 미술교육, 어린이 축구교실 등 체육놀이(교육봉사), 한국영화 전우치 상영, 김밥·비빔밥·잡채 등의 한식을 함께 만들어 체험하기(문화교류)의 세 팀으로 나뉜다.


 


바고의 판찬콩사원에 딸린 보육원을 두 번째로 찾은 젊은 학생들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가득했다. 수원 영통구의 태장고등학교 2학년인 황승규(18) 군은 우리나라에선 너무나 당연하게 할 수 있는 씻고 먹고 하는 기본적인 것이 여기에서는 큰 기쁨이 돼요. 여기 애들은 우리가 보기에는 불행하지만, 자기 삶에 만족하는 듯해요. 우리도 욕심을 버리고 자기 삶에 만족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2011년 자서전을 낸 직후 4001(수의 번호)으로 살아온 시간과 이제는 헤어지겠다고 선언한 신정아씨는 벽화 그리기 팀을 2년째 이끌고 있다. 이번에도 그녀가 함께하기에 다시 바고를 찾았다는 어린 황승규 군에게 신정아 팀장은 어떤 의미일까?


 


57일의 봉사일정 가운데 일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않던 신정아 팀장은 정말 참되게 봉사가 아닌 소통을 했고 힐링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녀는 귀국길에 올라서야 작년에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함께 고생했던 젊은 단원들과 여기서 또 재회했다. 내가 온다고해서 다시 왔다는 친구들도 있어 무척 기쁘고 감사하다. 미얀마 아이들과 재회한 것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이번 활동으로 세상 사람들과 다시 소통하게 돼 기쁘다. 우리가 되레 봉사를 받고 마음을 채우고 온 거라고 생각한다. 마음이 힐링됐다. 살면서 옆을 한 번씩 바라보면서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기쁨을 맛봤다. 오히려 선물을 받고 온 느낌이어서 봉사라고 하기엔 부담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번 봉사활동에는 원종 종합사회복지관 홍갑표 관장, 송내사회체육관 최영 관장, 덕유사회복지관 최유호 관장, 김포장애인주간보호센터 박상설 원장, 중증장애인생활시설 가연마을 조선희 원장, 김포북부노인복지관 이병우 관장, 시흥장애인종합복지관 왕정찬 관장, 시흥장애인보호작업장 이승락 관장, 석왕사룸비니수영장 전용원 국장 등 석왕사 부설 복지법인시설장 가운데 대부분이 참여했다. 봉사의 참뜻을 새롭게 새기는 계기가 됐다는 이들은 다음부터는 더 많은 복지시설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결의했다. 이들을 포함한 33명으로 구성된 2015 미얀마해외봉사단은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지난 3일 귀국했다.


 


바고에서 음식재료와 학용품 3000달러, 의료 2500달러, 어린이도서 1500달러(비룡소 출판사 박상희 대표 기증), 축구공(부천FC 기증), 농구공(조성훈 기증)을 비롯해 중학교 건축 지원 약속까지 한 영담 스님을 반갑게 맞이한 사람은 보육원의 운난지야 주지뿐만이 아니었다. 바쁜 일정을 뒤로하고 달려온 전 외교부 장관을 지낸 웅니안웨 도지사는 중학교 신축 MOU를 체결해 바고에 양질의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 영담 스님에게 감사했다. 운난지야 주지와 영담 스님이 앉은 소파가 있는 마룻바닥에 수행원들과 함께 앉아서 스님들의 말씀을 경청한 도지사는 하심(下心)’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줬다.


 


영담 스님은 법문을 통해 천 가지 생각 가운데 한 가지라도 실천하라천사불여일행(千思不如一行)’의 뜻을 전했다. 수행자는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한다. 천 가지 생각 가운데 한 가지만 제대로 실천해도 성공한 것이 아닐까? 아니 거꾸로 실천할 수 있는 것만 말하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요즘 사람들은 말만 많다. 주절주절 홍보나 과시를 하지 말고 한가지나 제대로 실천하면 좋겠다. 해야 하는 일 가운데 할 줄 아는 한 가지 일을 그냥 해버리는 것이 실천적 인간으로서 하화중생(下化衆生)’하는 보살이 아닐까?


 


* 이 칼럼은 사부대중 모두가 부처님 구도의 길을 가기 위한 자성과 쇄신 등 공익적 목적으로 일부 전문가와 신도들의 의견이나 우려를 전하는 형식으로 작성됐다. 이는 일방의 의견일 뿐 다른 해석과 반론도 충분히 가능하다.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dogyeom.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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