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미얀마에 꿈과 희망 선물한 ‘하얀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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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드나 아웅몐 고아원 기숙사 신축 ‘약속’
시타쿠불교협회 의약품 전달, 정수기 교체
빤찬꽁보육원 벽화 그리기, 한국음식 선물
고려대병원불자회와 주민 3000여명 진료
국제개발협력 NGO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사단법인 하얀코끼리(이사장 영담스님)가 지난 14일부터 미얀마 양곤과 만달레이 등에서 문화교류, 교육지원, 의료봉사 활동을 전개하고 오늘(1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본지는 15일부터 18일까지 사단법인 하얀코끼리의 미얀마 현지 봉사활동을 동행 취재했다.
○… 만달레이 야드나 아웅몐 고아원을 방문한 하얀코끼리는 지난 17일 현지에서 2층 규모의 기숙사 건립을 약속하는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지난해 3월초 방문해 5000달러 상당의 교육자료와 식료품 등 을 기증하면서 기숙사 건립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켰다. 지난해 열악하고 낙후된 시설에서 생활하는 어린이들을 직접 보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한 하얀코끼리는 황성현 세무법인 프라임 대표와 인연이 닿으면서 기숙사 건립을 본격화 했다. 황성연 대표가 야드나 아웅몐 기숙사 신축에 필요한 경비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하얀코끼리 이사장 영담스님과 보육원장 우메다원따 스님은 이날 기숙사 건립을 약속하는 협정서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영담스님은 “지난해 스님들과 이곳을 찾았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다”면서 “1년 안에 기숙사 공사를 완료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메다원따 스님은 “한국에서 스님과 불자들이 잊지 않고 찾아주어 감사한 마음”이라면서 “부모를 잃은 어린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해 훌륭한 인재가 되도록 돌보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현지를 직접 방문에 참여한 황성현 대표는 “지금보다 나은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고아원 운영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데 사용하도록 500달러를 별도로 기부했다. 하얀코끼리는 어린이 책 전문출파사 비룡소(사장 박상희)가 기증한 어린이 도서 150권을 보육원에 전달했다.
○…이에 앞서 16일 사단법인 하얀코끼리는 사가잉주 시타구에 있는 시타구국제승가대학을 방문해 의약품 전달식을 가졌다. 하얀코끼리 이사장 영담스님은 시타구불교협회장인 야니따라 스님을 만나 주식회사 마더스제약(대표이사 김좌진)이 기증한 약 60만정 분량(8만달러 상당)의 의약품 전달을 약속했다. 진통소염제 일종인 이 의약품은 배를 이용해 미얀마 시타구불교협회에 전해진다.
시타구불교협회는 사가잉주 아유다나 자선병원을 비롯해 미얀마 전역에서 24개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미얀마에 고승으로 존경받는 야니따라 스님은 “하얀코끼리의 지원에 고마운 마음”이라면서 “하얀코끼리가 미얀마를 위해 하는 활동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날 하얀코끼리는 사가잉주 아유다나 자선병원의 대형 정수기를 교체 해주기로 했다. 분기별로 한 대씩 4대를 병원에 기증하기로 한 것이다. 지하수를 끌어 올린 물을 정제하는 정수기를 설치한지 15년이 되면서 위생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야니따라 스님을 만난 후에 병원을 직접 찾은 하얀코끼리 이사장 영담스님은 킨 마웅자우 병원장에게 상황을 설명 듣고는 “한국에 돌아가 정수기 교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면서 “새 정수기가 설치되면 병원에 있는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킨 마웅자우 병원장은 환한 미소로 고마움을 표했다.
○… 하얀코끼리 봉사단 10명은 양곤시 북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인 바고의 빤찬꽁 보육원에서 14일부터 18일까지 벽화 그리기와 한식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50여명의 어린이들이 생활하고 있는 빤찬꽁 보육원에서 3박4일간 숙식을 함께 한 하얀코끼리 봉사단은 구슬땀을 흘렸다.
뙤약볕이 쏟아지는 가운데 어린이들의 심성계발에 도움을 줄 벽화를 손수 그리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벽화 그리기에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붓을 든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는 “지난해도 와서 아이들을 만나 함께 놀았는데, 그림을 그리지 못해 아쉬웠다”면서 “이번에는 함께 그림을 그리니 아이들도 좋아하고, 저도 힘든 줄 모르겠다”고 미소 지었다.
이와함께 서울과 부산 등에서 식당 해초록을 운영하는 박지욱, 임갑희 부부가 손수 재료를 장만해 불고기, 가지나물, 깍두기, 김치 등 한국음식을 선물했다. 박지욱, 임갑희 부부는 “어린이들에게 맛 있는 음식을 만들어 줄 수 있어 기쁜 마음”이라고 웃었다. 이밖에도 한글, 동요, 전통놀이 등 한국문화를 가르쳐 주는 시간도 가졌다.
○… 사단법인 하얀코끼리는 고려대병원 불자회 회원으로 구성된 봉사팀과 함께 현지인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를 실시했다. 김우주 박사(고대 구료병원 감염내과)와 류종철(서산 유니연합소아과장)ㆍ성화정(고대 안산병원 내과) 박사를 비롯한 의사와 간호사 등 20명으로 구성된 의료봉사팀은 15일부터 18일까지 양곤 북동쪽에 있는 남다곤 사원과 양곤의 쉐모도 사원에서 무료진료를 진행했다. 약 3000여명이 기초 건강검진과 진료, 투약 등의 의료 혜택을 받았다.
환자 가운데 가장 많은 질병은 고혈압과 당뇨병이었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와 짜고 단 식생활로 고혈압과 당뇨가 광범위하게 퍼져있기 때문이다. 김우주 박사는 “영양불균형과 잘못된 식습관이 병을 부르고 제대로 관리되지 못해 중풍 등 합병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사원을 무료진료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타마구예 사원의 주지 우 껑따라(82세) 스님 역시 고혈압에 기인한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해 의료진이 스님 처소로 왕진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번 진료에서는 어린이 환자들이 적지 않아 봉사단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간단한 상처를 제때 치료하지 못해 심각한 피부 감염으로 번진 경우도 다반사였으며, 대부분 맨발로 생활하는 까닭에 족저근막염 환자도 많았다. 소아과 진료를 담당한 유종길 박사는 “수술만 받을 수 있다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아이들인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어서 안타깝다”며 “질병을 확인한 만큼 치료 받을 수 있는 길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에는 3명의 에이즈 환자와 2명의 어린이 심장병 환자 등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도 무료진료소를 찾아 진료를 받았다. 줄곧 의료봉사단과 함께 지낸 신혁진 하얀코끼리 사무국장은 “바고에서도 변두리 지역인 텐도지옛 구역의 타마구예사원에서 진행된 무료진료에는 400여명의 주민들이 진료개시 이전부터 찾아와 장사진을 이루었다”고 전했다.
고려대 의료원 불자회장 김우주 박사는 “짧은 기간 미얀마 환자들을 진료하고 약을 처방하는 활동을 했지만 응급처치의 수준”이라며 “보다 근본적으로 미얀마 주민들의 보건의료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우주 박사는 “진료활동과 함께 주민들의 식습관 개선과 위생 및 건강관리에 교육을 진행해 질병을 예방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봉사활동에 참여한 고려대병원 법당 지도법사 지현스님은 “변변히 치료 받지 못하고 고통 받으며 살고 있는 미얀마인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면서 “의료봉사팀원들이 그들을 가족처럼 여기고 치료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 하얀코끼리 이사장 영담스님
“남 위한 이타행이 부처님 가르침”
“불교에는 자리행(自利行)과 이타행(利他行)이 있습니다. 나만을 위하지 않고, 남을 위해 실천하는 이타행이 부처님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단법인 하얀코끼리 이사장 영담스님은 미안먀 지원 사업을 비롯해 국제개발협력 NGO 활동을 전개하는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우리도 이제는 외국의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 하얀코끼리 이사장 영담스님은 “불교와 인연 깊은 미얀마는 사찰에서 아이들을 교육하거나, 부모 잃은 어린이들을 돌보는 고아원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는 곳이 많아 미얀마 지원 사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담스님은 “아직도 미얀마에는 어려운 시설이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하얀코끼리가 모든 곳을 다 지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일단은 양곤, 바고, 만달레이 등의 시설을 지정해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어린이들이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 일 것입니다. 그리고 집중적으로 꾸준하게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행각합니다.”
보다 나은 환경에서 지내도록
양곤 마고 만달레이 시설 지원
힘과 용기 갖도록 더욱 ‘노력’
미얀마 지원 활동에 힘을 보탠 이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지난 15일 인천에서 양곤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인 불교신도가 미얀마 지원 사업을 간다는 사실을 알고 즉석에서 800달러를 기부 받았다고 했다. “나중에 서울에 돌아와 기부해도 된다고 했지만 ‘좋은 일은 지금 이 자리에서 해야 한다’며 보시하는 불자에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영담스님은 “하얀코끼리가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후원자들과 기부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영담스님은 “어린이들이 우리말로 동요를 부르고 전통놀이 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면서 “현지를 직접 돌아보면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미얀마 사람들을 보니 이 일을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필요한 시설을 건립해주고, 운영비도 지원하는 한편 점차적으로는 다른 지역과 더 어려운 지역의 고아원 시설 개조에도 관심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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